요한이야기

아버지께서 내게 보내셨다 (요17) - 박승현 목사님

LifeProduce 2017. 4. 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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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내게 보내셨다

“지금 너희는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것이 다 아버지께로서 온 것인 줄 알았나이다”(요17:7)

사람들이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하고 생각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인간의 지배자, 엄청난 권세의 칼을 휘두르는 분일까? 아니면 그의 눈 밖에 나기라도 하면 바로 지옥으로 보내버리는 분?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무섭고 두렵다는 느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래 전 고된 농사일과 남편 술주정에 넌더리를 내던 우리의 어머니, 옆집 아주머니들이 특히 구약을 읽고 속이 시원하다는 말씀을 많이 했다고 한다. 구약에는 하나님께서 정의롭고 무자비한(?) 손길로 악한 무리들을 쓸어버리는 대목들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신들의 울화가 성경의 일화에 덧대어 속풀이가 되었던 셈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두렵고 무자비한 신의 이미지가 하나님의 실상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주셨다. 예수님은 성경의 말씀과 기도를 통해 그분이 아버지, 아빠 같은 분이란 것을 아셨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저 높은 하늘 위에 계신 범접할 수 없는 분이 아니라 우리들, 나의 ‘아버지’라고 부르셨다. 하나님은 우리 곁에서 아버지처럼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진정 당신의 자녀이며 백성으로 삼아 이끄시는 분이라는 것을 깨달으셨던 것이다.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일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바울은 이를 두고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그들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였고 양자(로마 문화에서 양자는 친자와 같은 권리를 가진다)의 영을 받았으므로 아바(아빠) 아버지라 부르짖느니라”(롬8:14-15)고 했다.

또 “너희가 아들인 고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갈4:6)고 했다. 이로써 예수님께 오는 사람들은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의 참 모습을 알기 위해 말씀과 기도 속에서 아버지 되신 하나님의 성령을 영접하기 위한 길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길’이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 입장에서는 그러한 “저희”가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보내주신 사람들이고 당신은 그들이 아버지(롬8:14-15)한테서 온 줄 안다는 말씀이다.

나는 주었고 그들은 받았다
주고 또 받았다는 말씀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말하자면,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역사하셔서 인도하신 성령이며 말씀이신데 그와 함께 있는 당신의 존재를 말씀을 통해 전하여 저희들이 진리의 지식에 이르도록 해주셨고, 그 말씀을 들은 저희는 그것을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가 자기들이 찾는 참된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내신 것을 참으로 알고 믿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살고자 간절히 바라는 삶의 이야기를 예수님이 몸소 살면서 말씀하시고 있기 때문에 알고 믿게 되었고 또 받았다는 얘기다. 바울은 이를 두고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랑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까지 이르리니”(엡4:13)라고 했다.

그러므로 누구를 믿는다는 것은 그의 사유와 삶을 알기에 믿는다는 것이며, 믿고자 하는 사람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부터 먼저 꼭 믿는다는 것이다. 바람을 타고 떠다니는 꽃가루, 보잘것없는 꽃씨를 보자. 이런 것들한테서 한 송이 꽃을, 꽃밭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까? 지금은 비록 먼지처럼 날리고 모래알만한 씨(살고 싶은 생각)밖에 없지만 어느 날 싹을 틔워 활짝 핀 꽃이 될 것을 안다. 믿음은 이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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