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 정광교회 박승현 목사님
발 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나의 하는 것을 네가 이제는 알지 못하나 이후에는 알리라 베드로가 가로되 내 발을 절대로 씻기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시몬 베드로가 가라되 주여 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겨 주옵소서 예수께서 가라사대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몸이 깨끗하니라 너희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니라 하시니”(요한복음 13:7-10)
예수님께서 외출 후나 식사 전에 발을 씻는 유대관습을 들어 메시지를 주셨다. 당시 관습대로 발을 씻을 때 종들이 그 일에 대신 나서야 했는데, 종들 중에서도 제일 아랫사람의 소임이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이미 목욕한 자는 발 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 몸이 깨끗하니라”(요13:10)는 말씀도 있으나 예수님이 손수 제자의 발을 씻긴 것 말고 목욕까지 시켜주신 예는 찾을 수 없다.
성경에서 목욕은 말씀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은혜를 입은 것을 말한다. 이것은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섬김을 받기보다 섬기는 일이 우선이며 그것을 몸소 보여준 말씀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구원에 대한 메시지라는 점이다. “너희는 내가 일러준 말로 이미 깨끗하였으니”(요15:3)라고 하셨다. 이것을 바울은 “이는 곧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하시고”(엡5:26)라고 했다. 예수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들은 목욕을 해서 온몸이 깨끗한 자가 되었으되 말씀 성령이 충만한 가운데 성령이 이끄는 흡족한 생활 태도를 항상 지키며 살기가 쉽지 않다. 성령의 소욕을 거스리는 육체의 소욕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육체의 소욕을 바울은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롬7:25)고 했다. 마음으로는 은혜 가운데 임하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 싶은데 육체의 본성대로 살아가는 자신을 보며 때때로 좌절하고 낙심하게 되지만, 그럴 때 서로 발을 씻어주며 우리는 은혜로 목욕한 자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라는 것이다. 구원은 우리의 수고로운 행위로 얻는 것이 아니라 은혜로써 얻는 것임을 잊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