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 - 정광교회 박승현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마태복음 6장 11절)
낮과 날을 뜻하는 ημερα(헤메라)에 정관사 ό(호)를 붙여 만든 단어가 오늘이라는 σημερον(세메론)이다. 오늘이란 단어는 매일, 지금이라는 시간의 개념도 있지만 낮과 날의 아들이 된 존재를 뜻하기도 한다. 과거나 미래에 사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영생을 뜻하는 오늘과 지금 그리고 이 순간 하나님의 은혜로 공급되는 신의 성품을 지니고 사는 존재를 뜻한다.
그것을 바울은 “[그리스도가 파루시아(강림된)] 너희는 다 빛의 아들이요 낮의 아들이라 우리가 밤이나 어둠에 속하지 아니하나니”(살전5:5)라고 했다. 이렇듯 지금 이 순간 신의 성품을 지닌 빛과 낮의 아들 된 존재로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공급해 주시는 하늘 양식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기도에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말씀이 있다. 여기 “일용할”이라는 단어(επιουσιος ; 에피우시오스)는 επι(에피)라는 접두어와 ειμι(에이미)라는 존재동사가 붙어서 에이미를 강조한 단어이다. 출애굽기 3장 14절, 하나님이 모세의 질문에 답하신 말씀을 보자. “나는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자다”- 하야 아쇠르 하야 가 그것인데, 여기서는 동사를 강조하여 쓰였다. 히브리어 하야는 존재동사이며 영어로는 be동사와 같다. “일용할”이라는 단어에 하야 동사가 있는데, 그것은 ‘스스로 존재하는 하나님에게서만 주어지는 존재의 양식으로 오직 오늘을 살아가게 해달라’는 뜻이다. 또한 “양식”으로 번역된 αρτος(아르토스)는 αιρω(아이로)라는 단어에서 온 것으로 죄를 속하다, 빚을 면제하다, 들어올리다, 위로 이끌다라는 의미가 있다.
결국 오늘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스스로 존재하시는 하나님에게서 은혜의 하늘 양식이 주어지고, 우리로 존재할 수 있도록 죄를 면하게 해주시며 그 은혜로 빚을 면제받기도 하는 것이다. 아직 부족하여 열매 맺지 못하고 있으면 그것을 보완하여 열매를 맺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사는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자족, 감사,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양식을 당신께 받아 이 땅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먹을 양식이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보자. 우리도 이러한 고백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은혜를 양식 삼아 오늘을 살게 해달라고,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는 것처럼 간절히 고백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