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강해

에베소 교회 (계2) - 박승현 목사님

LifeProduce 2016. 6. 1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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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소 교회

 

에베소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오른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촛대 사이에 다니시는 이가 가라사대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2:1-4)

 

계시록에서 일곱 교회를 들어 전하는 것은, 바람직한 신앙의 여정, 진리의 길에 들어선 성도들의 부족하거나 놓친 부분, 소홀히 여기는 부분에 대해 교훈을 전함으로써 하나님과 사람 모두에게 사랑스러운 성도가 되게 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일곱 교회 중 첫 번째 교회가 에베소 교회이다. 특별히 지적이면서도 영적인 사람들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대개 신앙의 길로 들어서게 된 시초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근심과 두려움이 분명히 있다. 사후 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말할 나위가 없다. 현실과 내세에 대한 이런 두려움을 절대 권세를 가진 절대의 신에게 눈도장을 받는 것으로 피해보려는 게 믿음의 시초라면 우리 믿음이 너무 누추해질까?

보이지 않는 미래나 사후세계에 대해 아무런 느낌 없이 산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임박한 진노나 피해보자는 심사로 종교에 입문하기가 쉬운것이다. 따라서 참으로 신이라 일컬어지는 절대자의 뜻을 알기 위해 애쓰는 신앙의 길이 더 가파르고 멀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요한이 많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이 세례 베푸는데 오는 것을 보고 이르되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3:7-8)를 보자. 세례 요한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얄팍한 의도로 믿음을 가장하려는 자들을 향해 외쳤던 것이다.

나무가 열매를 맺는 일을 보라. 탐스러운 열매를 맺기까지 나무는 얼마나 오래 힘들게 기다려왔는가. 단박에 쉽게 열매 맺는 일은 결코 없다. 하나님 앞에 서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구원에서 제외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아예 구원의 삶을 살도록 애써야 한다.

세례 요한의 말처럼 많은 신앙인이 신앙의 참된 의미를 진노나 재앙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착각한다. 바람직한 신앙생활에 합당하도록 하나님의 뜻을 배우게 되는 것은 그 이후 은혜를 받은 때문이지만, 문제는 배우면서 배우기 전의 마음 상태를 놓친다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해서 배우기 전에는 그분을 제대로 몰랐을지라도 당신의 눈에 들도록 열정적 사랑을 갖고 임한다. 이때 하나님을 잘 모르는, 맹렬하지만 불안하게 흔들리는 열정 자체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바울은 이를 두고저희가 하나님께 열심히 있으나 지식을 좇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모르고 자기 의를 세우려고 힘써 하나님의 의를 복종치 아니하였느니라”(10:2-3)고 했다. 에베소 교회가 바로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하나님의 지식을 배우는 단계에 들어섰던 것이다.

하나님의 지식을 인간의 언어와 지식을 수단으로 삼아 배우려고 하다 보니 하나님의 심정(사랑)은 놓친 채 하나님의 지식이 신앙행위의 우선순위가 되는 참극이 벌어진 것이다. 그래서 인자는 사도 요한을 통해 에베소 교인에게 말한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배우는 것은, 배우기 이전의 첫사랑의 열정과 헌신을 바람직하게 선용하기 위한 것이지 이론적으로 시비하고 판단하여 병아리 감별사처럼 그릇된 사도, 선지자, 목사를 구분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이러한 예가 사도 바울의 교훈에도 있다. “우상의 제물에 대하여는 우리가 다 지식이 있는 줄을 아나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나니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아직도 마땅히 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고전8:1-2)가 그것이다.

성경 혹은 어떤 천사를 통해서 하나님에 대해 놀랄 만한 지식을 배웠다고 해도 그 결과가 제 영혼과 이웃의 사랑을 더 풍요롭게 하는 데 쓰이지 않는다면 아무 쓸모없는, 하나님에 대한 쓰레기 지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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