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면류관을 쓰신 예수
“이에 빌라도가 예수를 데려다가 채찍질하더라 군병들이 가시로 면류관을 엮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자색 옷을 입히고 앞에 와서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하며 손바닥으로 때리더라”(요19:1-3)
예수님은 시류에 따라 적당히 편한 삶을 누릴 수도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셨다. 하나님의 사랑을 모르는 몽매한 사람들을 그 사랑으로 구원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조롱과 핍박을 당할 줄 알면서도 절벽과도 같은 세상을 향해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당신이 길이요 생명이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던 심정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하나님 말씀에 의해 진리의 존재가 되면 어떤 교리, 이념에도 얽매이지 않고 어떤 것도 우상화하지 않으며, 모든 사상과 생각들이 한갓 수단일 뿐 절대적 진리가 아닌 줄 알게 된다. 즉 종교와 거기에 따르는 교리, 이념도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 자체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예수님은 알고 계셨다. 그리하여 수단을 목적으로 알고 눈먼 종노릇이나 하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셨기에 십자가와 가시면류관을 무릅쓰고 당신처럼 깨달으라고 외치셨던 것이다.
몇 세대에 걸쳐 전해온 그릇된 믿음, 악습이 되고 만 종교적 관례나 판에 박힌 믿음공부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예수님은 그것을 잘 알고 계셨고 또 누군가는 이 모든 것을 깨부수고 뒤엎어 진리의 길을 터놓아야만 한다는 것도 아셨다. 그래야만 진리를 찾는 이들의 헤매지 않을 것이고 용기와 위로를 얻을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은혜로 진리의 자유를 누리게 된 존재로서 그렇지 못한 우리들 인간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신 것은 아니었을까?
바울은 그것을 두고 “헬라인이나 야만인이나 (사람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롬1:14)고 했고 혹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1:29)라고 했다. 예수님 스스로는 “다만 이 말을 하는 것은 너희로 구원(진리에 의한 자유의 삶, 탐심과 교리, 문자, 율법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구원)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요5:34)고 하셨다.
예수님은 우리 스스로를 옭아매는 편협하고 고루한 생각과 행동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으로 하늘을 향해 마음껏 날개를 펴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셨다. 예수님은 가르치고 행하시는 것으로 사람들을 노예(종)가 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비문서를 불태우신 셈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핍박과 조롱, 십자가와 가시면류관을 예수님의 몫으로 남겼을 뿐이다. 어디 이천 년 전에만 그러했을까.
영적 선각자들의 외침은 당대에는 철저히 외면을 당했고 으레 핍박 받았다. 딱하게도 오랜 시간이 흘러 그들의 존재가 희미해질 무렵에야 위인입네 성인입네 하며 호들갑을 떨며 기린다. 왜냐하면, 그들 선각자들의 존재가 시간 저편에 희미해진 기억으로 남아 있어야만 자신들의 삶을 귀찮게 할 염려가 없고 양심을 힘들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리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편에 서고 그들에게 감사할 줄 알아야 내 삶도 진리에 가까워진다. 저 멀리 이천 년 전 역사 속에 남은 예수의 편에 서려고 하지 말고 지금 바로 이 순간 내 호흡과 심장 박동에서 예수를 느껴야 한다. 바울은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갈6:17) 또는 “내가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골1:24)고 했다. 누구나 선지자가 되고 투사가 될 수는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그들의 삶이 왜 그러했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를 늘 고민해야 한다. 예수님은 그들 중 ‘왕’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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