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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이야기

성경으로 응하게 하신다 (요19) - 박승현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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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으로 응하게 하신다

“이후에 예수께서 모든 일이 이미 이룬 줄 아시고 성경으로 응하게 하려 하사 가라사대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 거기 신 포도주가 가득히 담긴 그릇이 있는지라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머금은 해융을 우슬초에 매어 예수의 입에 대니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 가라사대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시고 영혼이 돌아가시니라”(요19:28-30)

성경으로 응하게 하려 하신다는 것은, 말씀으로 사는 것이 믿음의 사람, 하나님의 아들로서 그분과 하나가 된 사랑의 삶을 산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삶을 당신의 믿음만큼이나 살아내셨다는 뜻이 거기에 있다. 바울은 이를 조금 순화시켜서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표현했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다”(고전15:10)는 표현이 그것이다.

예수님도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요5:39)고 하시며 비슷한 표현을 하셨다. 이 말씀 중에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의 참뜻은 무엇인가? 예수 당신께서 성경을 보니 거기 나타난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 참다운 삶이기에 당신은 하나님을 힘입어 그분이 원하는 대로 살기로 했다는 것이다. 예수님처럼 살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성경에서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보게 된다. 예수님이나 바울 또한 그러했다. 그리하여 성경이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되고, 성경의 말씀이 응하는 삶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살게 되도록 간절히 바라고 기도할 뿐이다.

신 포도주를 받으시고
마태와 마가에 따르면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에 마취효과가 있는 쓸개를 탄 포도주[쓸개를 탄 포도주를 예수께 주어 마시게 하려 하였더니 예수께서 맛보시고 마시고자 아니하시더라(마27:34)]나 몰약을 탄 포도주[몰약을 탄 포도주를 주었으나 예수께서 받지 아니하시더라(막15:23)]는 거절하셨다. 그런데 예수님은 왜 신 포도주는 용납하셨까?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크게 소리를 지르시고(다 이루었다) 영혼이 떠나셨다”(마27:50, 막15:37)는 것이 예수님의 최후 모습이었다. 처절한 육신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쓸개나 몰약을 탄 포도주는 거절하셨으나 그런 효용이 없는 신 포도주(값싼 음료수, 포도식초 음료)는 받아들이셨다.

영혼이 육신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의식을 명료하게 유지하고 싶으셨던 것은 아닌가? 예수님은 죽음의 순간(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마지막 순간)을 마취되어 몽롱한 상태에서 맞이하고 싶지 않으셨을 것이다. 육의 고통이 크다 하더라도 자신의 죽음, 육체와 영혼이 결별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음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마지막 순간을 목격하시고 싶으셨던 것이고 그래서 그런 마취제를 거절하신 것이리라. 신 포도주는 갈증을 효과적으로 해소시켜 당신의 삶을 짧고 분명하게 “다 이루었다”고 정리할 수 있을 만큼 죽음 앞에서도 또렷한 ‘의식’을 유지시켜 줄 것으로 아신 것이다.

다 이루었다
예수님께서는 이로써 다 이루고 가셨다.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을 내가 이루어 아버지를 이 세상에서 영화롭게 하였사오니”(요17:4)가 그 뜻이다. 하니님께서 원하는 삶을 마침내 살아내셨다는 것, 우리는 그 은혜와 영화의 그늘에서 평화로워야 한다는 바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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