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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이야기

그 날에는 (요16) - 박승현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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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에는

“그 날에는 너희가 아무 것도 내게 묻지 아니하리라 내가 진실로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무엇이든지 아버지께 구하는 것을 내 이름으로 주시리라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 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요16:23-24)

“그 날”이 언제인가? 앞서 요한복음 16장 20절에 조금 있다가 당신을 보지 못하거나 또는 보게 되리라 하신 예수님 말씀이 있었다. 당신의 모습을 눈으로는 볼 수 없겠으나 자기 안에 그리스도께서 이미 와 계신 것을 알게 되는 날이 바로 그 날이라는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천국이나 진리에 대해서 그 무엇도, 누구(예수 그리스도)에게도 물어 볼 필요가 없다. 엄마가 떠 준 밥을 달게 먹는 아이가 그 맛과 영양에 대해 따로 꼬치꼬치 따져 말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앙, 믿음, 종교의 근본 목적은 내가 믿어마지 않는 존재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와 합일(合一)하는 데 있다.

상에 차려진 음식을 그저 들여다봤다거나 듣고 맛이 어떻더라는 다른 사람의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고 해서 그 음식을 내가 아는 것이 아니다. 그저 보거나 설명을 듣고 마치 제가 음식을 먹은 양한다면 그것은 오해나 착각, 허세일 뿐이다. 혹여 어떤 음식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고 해서 그것은 어떻게 먹어야 제대로 음미하는 것이고 또 내 몸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하는 것을 짐작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신앙의 태도도 그것과 같다.

그래서 예수님은 “내가 진실로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 안에 거하나니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인하여 사는 것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인하여 살리라”(요6:53-57)고 하셨다.

살을 먹고 피를 마시라는 뜻은, 경험해보고 음식이 육의 양식이 되는 것처럼 하나님 말씀이 너희 삶의 참 양식이 되어 삶의 힘이 되게 하라는 뜻으로 새기는 것이 좋다. 나아가 예수가 죽지 않고는 그 살과 피를 얻기가 불가능할 터인데, 절집에 전해지는 “진리의 길을 가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말이 이와 통하는 비유일 것이다. 어떤 대상이나 말에 묶이지 말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노자도 거들기를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라 했다. 도, 진리는 말이 아니라는 것, 진리를 말로 표현했지만 표현된 말이 진리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 진리의 말을 씹어 먹고 진리의 피를 마셔서 자기 양식이 되어 삶에서 배어 나오게 될 때라야 우리는 진리의 길에 들어 설 수 있다. 말(언어)이 진리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어떤 대상을 통해 배우더라도 그것 자체에 묶어지 않아야 진리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는 것이다. 진리의 길에 들어서게 된 그때부터는 종교, 믿는 바에 대해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질문을 거두게 된다.

무엇이든지 아버지께 구하는 것을 내 이름으로 주시리라
진리의 길을 걷게 된 자가 구하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내가 진리라고 선언하신 예수님께서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를 알면 되겠다. 예수님은 이에 대하여“내가 하늘로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 나를 보내신 뜻은 내게 주신 자 중에 내가 하나도 잃어버리지 아니하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이것이니라”(요3:38-39)고 하셨다.

성경에서 산다는 의미는 육체적 삶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죽은 자(진리의 삶이 없는 자, 눈에 보이는 세속적인 것에만 관심이 있어서 탐심이 가득한 자)들로 저희 죽은 자(몸이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좇으라”(마8:22)고 하신 예수님 말씀에서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사망에서 깨어나 생명의 삶, 진리의 삶, 사람의 삶을 살게 된 자는 무엇을 구하든 그것은 “살리기” 위한 것이 된다.

또 말씀하신 “내 이름”이란 그저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그 이름은 하나님의 말씀이라 칭하더라”(계19:13)는 부분이나 또는 “내가 하늘이 열린 것을 보니 보라 백마 탄 자가 있으니 그 이름은 하나님의 말씀이라 칭하더라”(계19:11)는 구절에서 보듯이 충실, 진리, 하나님 말씀, 사랑, 즉 바른 믿음과 소망, 사랑이신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에 관한 것들을 가리킴이다.

그러므로 결단을 내려 지금껏 내 이름(진리, 충실, 사랑, 하나님 말씀에 의한 신의 성품이 내면에 가득 차게 됨)으로 구하지 않았으나 이제부터는 구하라. 그리하면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시고 너희는 기필코 받으리라는 것, 세상의 것을 구하면 하나님이 반드시 주신다고 할 수 없겠지만 하늘의 것 즉 진리, 참사랑, 신의 성품은 반드시 주실 것이며 그 받은 자는 기쁨과 환희로 충만할 것이라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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