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의 비유
“씨를 뿌리는 자가 그 씨를 뿌리러 나가서 뿌릴새 더러는 길가에 떨어지매 밟히며 공중의 새들이 먹어 버렸고” (눅8:5)
성경은 율법과 복음의 이야기이다. 뱀과 양의 이야기 또는 지식과 진리의 이야기를 통하여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은혜로 구원에 이르게 하기 위한 이야기인 것이다. 예수님 자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요14:6)이라 했는데, 길¨(ο´dος ; 호도소)을 다른 말로 바꾸어 설명하면 참된 구원으로 이끄는 열매를 맺게 하는 복음의 밭이라고 할 수 있다.
길가 밭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이 고집하는 율법이 진리이며 옳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는 것을 길가 밭에 뿌려졌다고 표현한다. 율법은 선악과이고 복음은 생명과다. 선악과는 지혜를 담고 있는 지식이고 생명과는 지식을 수단으로 하지 않고는 다다를 수 없는 지혜이다. 율법이 곡식의 껍질이라면 복음은 껍질의 도움 없이는 익을 수 없는 알맹이라고 할 수 있다.
율법이 사람의 계명이고 윤리와 도덕이라면 복음은 내면에서 힘차게 꿈틀거리는 신의 성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결국 신의 성품은 세상 속에서 윤리와 도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다만 자신이 행했던 것을 자랑하지 않고 누군가 그 길을 따라 복음을 통해 마음속에 신의 성품이 채워지길 바라는 간절한 하나님의 은혜를 소망하는 것이다. 신의 성품이 없는 가운데 행하는 율법과 윤리, 도덕 따위는 하나님의 의가 아닌 자신의 의를 드러내는 수단일 때가 많다.
길가 밭을 “말씀이 길가에 뿌려졌다는 것은 이들을 가리킴이니 곧 말씀을 들었을 때에 사탄이 즉시 와서 그들에게 뿌려진 말씀을 빼앗는 것이요”(막4:15)라고 했다. 새는 사탄을 뜻하고, 사탄은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마16:23)에 나온 것처럼 하나님의 일보다 사람의 일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일에 대적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사탄은 하나님 말씀을 듣는 순간 말씀을 통해 자신을 하나님의 거처로 삼지 않고 하나님을 통해 저의 세속적인 꿈을 달성하려는 생각과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을 말한다.
돌 밭
씨가 바위 위에 떨어졌다는 것은, 싹이 났다가도 습기가 없어 마르고 말씀을 들을 때 기쁨으로 받으나 뿌리가 없으므로 믿음은 잠깐이고 시련을 당할 때는 금세 배반하는(afιstηµι ; 아피스테미, 하나님 앞에 바로 서지 못하고 떠나는) 자이다. 습기가 없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물과 성령으로 표현하므로 성령의 물기가 마음 밭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말씀을 배우기는 하는데 그것을 마음에 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저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것에 그치는 것을 말한다. 바울은 이러한 사람을 “항상 배우나 끝내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는 사람”(딤후3:7)이라고 했다.
가시떨기 밭
가시떨기 밭은, 가시가 함께 자라서 기운을 막고 말씀을 들은 자이나 살면서 이생(비오스, 육체가 있는 상태)의 염려와 재물, 향락에 기운이 막혀 온전히 결실을 맺지 못한 사람을 말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가시떨기를 살펴보면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네가 먹을 것은 밭의 채소(에쎄브, 씨 맺는 채소, 하나님이 주시는 양식)인즉”(창3:18) “땅이 그 위에 자주 내리는 비(하나님의 말씀)를 흡수하여 밭가는 자들이 쓰기에 합당한 채소(보타네, 하나님의 양된 성도들의 양식)를 내면 하나님께 복을 받고 만일 가시와 엉겅퀴를 내면 버림을 당하고 저주(카타라, 스스로 죽음의 길을 주문하여 가는)함에 가까워 그 마지막은 불사름이 되리라”(히6:7-8)에서 찾을 수 있다.
이처럼 가시떨기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밭의 채소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저주 받은 땅의 가시와 엉겅퀴를 내는 존재를 가리킨다. 또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이생 안으로 이생 너머의 영생이 들어와야 하는데 영생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사는 사람을 가시밭 사람이라 한다.
영생이란,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누구든지 말로 인자를 거역하면 사하심을 얻되 말로 성령을 거역하면 이 세상과 오는 세상(아이온, 도래하는 메시아 시대, 영적 시대) 안에서도 사하심을 얻지 못하리라”(마12:32)고 했다. 말로써 눈에 보이는 예수를 거역하는 것은 용서 받을 수 있지만 예수님을 통해서 나오는 하나님의 성령 말씀을 거역(받아들이지 않는 것)하면 이 세상과 다가올 세상에서 성령으로 오시는 영생을 놓치게 된다.
좋은 밭
좋은 땅에 떨어지매 나서 백 배의 결실을 했다 하고,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메아, 하나님의 자녀됨을 알게 됨. 언약, 성취, 뜻을 이룸) 배(솨아르, 쪼개다, 열다, 낳았다, 시작하다)를 얻었고”(창26:12)에서 백 배는 아브라함 때보다 농산물을 그만큼 더 수확했다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아브라함의 하나님을 이제는 자기의 하나님인 것을 확실히 알게 되어 스스로 하나님의 자녀임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히브리 언어 개념을 헬라어에서 그대로 차용하여 쓴 것이 백 배 결실인데, 백 배(eκatονtapλasιων ; 헤카톤타플라시온)는 헤카톤(eκatον ; 백)과 플랏소(pλassω ; 빚다, 만들다, 낳다)의 합성어이므로 좋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백(하나님의 아들)을 낳았다, 빚어졌다, 시작되었다의 뜻이다. 그래서 착하고 좋은 마음 안에서 말씀을 듣고 지켜(κateχω ; 카테코, 말씀이 들은 사람을 완전히 소유하여) 인내로 결실(κaρpοfορeω ; 칼폼호레오, 열매가 되어지게 하다)을 맺는 자라 한다. 이러한 표현을 바울은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신다”(빌2:13)고 하였다.
'성경 풀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룹들과 두루 도는 화염검 - 정광교회 박승현 (0) | 2019.07.11 |
---|---|
새 하늘과 새 땅 - 정광교회 박승현 (0) | 2019.07.02 |
천국잔치 - 정광교회 박승현 (0) | 2019.05.30 |
아담과 선악과 - 정광교회 박승현 (0) | 2019.05.06 |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 정광교회 박승현 (0) | 2019.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