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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이야기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방식 (마12) - 정광교회 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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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사역방식

 

"이는 선지자 이사야로 말씀하신바 보라 나의 택한 종 곧 내 마음에 기뻐하는 바 나의 사랑하는 자로다 내가 내 성령을 줄 터이니 그가 심판을 이방에 알게 하리라 그가 다투지도 아니하며 들레지도 아니하리니 아무도 길에서 그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기를 심판하여 이길 때까지 하리니 또한 이방들이 그 이름을 바라리라 함을 이루려 하심이니라"(마태12:17~21)

 

다투지도 들레지도 아니하리니
예수 그리스도는 성령의 사람이다. 성령의 사람은 천국을 전파함과 동시에 심판을 알린다. 천국과 심판을 제가끔 따로 알리는 게 아니다. 천국(하나님 나라, 하늘나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임하는 세계)이 임하게 하시지만 동시에 천국을 영접하지 아니하는 사람에게 심판을 선포하신다. 그런데 천국과 심판을 알리는 데 있어서 다투지도(싸움, 논쟁) 않고 들레지도(야단스럽게 떠들어대는 것) 않기에 '길'에서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길'이란 예수께서 이어서 설명하시는 밭의 비유와 연결되어 있다. 육신적인 사람의 생각(사단의 일, 겉 육신만을 위한 욕심)에 가득 차서 내면적 세계는 관심조차 없는 사람에게는 생명의 말씀이 들리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천국은 하나님의 말씀을 갈급히 원하는 사람, 마음밭을 기경해 놓은 사람에게 소리 소문 없이 임한다. 그래서 천국 혹은 주님은 도적같이 임하신다고도 표현된다. 임해진 사람만이 인식하고 누린다. 그것을 외부적으로 증명할 수도 없고 증명하려는 노력도 할 필요가 없다. 다만 살면서 주변인이 관심을 기울인다면 무언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신다
'상한 갈대'라는 용어는 히스기야 왕14년(B. C. 701년경)에 앗수르 왕이 예루살렘을 침공했을 때 히스기야가 애굽을 의지하는 것을 비아냥거린 내용에 쓰였다. "보라 네가 애굽을 의뢰 하도다 그것은 상한 갈대 지팡이와 일반이라 사람이 그것을 의지하면 손에 찔려 들어가리니 애굽왕 바로는 그 의뢰하는 자에게 이와 같으니라"(사36:6)는 것이 그것이다. 즉 의지의 대상이 의지가 되기보다는 결국 자신에게 찔림이 되고 유익이 되기보다는 손해가 된다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예수께서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신다. 예수님께서는 말로는 하나님을 사랑한다 하면서 세상을 사랑하고 자기의 피난처로 여기는 자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정작 그분께 해가 되는 존재들조차 상한 갈대처럼 꺾지 않으신다. 그리고 자신이 십자가에 매달려 죽기까지 사랑하신다는 것이다. 꺾어서 이기는 것은 힘으로 제압하는 것이지 사랑으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꺼져가는 심지
이 또한 상한 갈대의 비유와 마찬가지이다. 원래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등불로 선택받은 민족이었다. 그러나 등불도 기름(지혜, 성령 말씀으로 지금 현재에 의식을 충만히 하는 것)이 떨어지면 꺼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혜가 지속되면 이를 은혜가 아니라 마땅한 권리로 여긴다. 오만과 편견 속에서 다른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고 들거나 배척한다.

꺼져가는 등불의 비유가 계시록에도 나온다. 에베소 교회에게 경고하신 말씀이다.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다"(계2:4), 즉 초심을 잃어버렸다고 하신 것이다. 너희들이 경거망동을 일삼고 있다는 말씀인데, 이어서 네 촛대를 옮긴다고 하셨다. 이는 지혜이신 그리스도, 성령이 더 이상 임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의인을 자처하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함으로써 지혜이신 성령이 더 이상 임하실 수 없게 만든다.

스스로 자기에게만 지혜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세상에 유익보다는 해악을 주며 많은 사람들의 의식을 말살시킨다. 중세교회를 암흑시대라 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꺼져가는 심지를 아예 꺼버리기보다 등불에 기름을 채워주시길 원하신다. 그래서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음을 당하는 순간까지도 자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의 메시지를 선포하면서 그분의 존재를 바로 인식하게 하는 이정표를 십자가 위에서 남기셨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꺼져가는 등불을 밝힐 수 있는 기름을 제공해 주는 성령의 주유소이며 지혜의 주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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