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 관하여 (마10) - 정광교회 박승현

기도에 관하여

 

※ 참고
- 기도(祈禱) : 신에게 일을 구하고 그 일이 성취되기를 원하는 것
- δέομαι(데오마이) : 원래 의미는 '결여되다, 필요로 하다'로서 요청하다, 기도하다
- δέησις(데시스) : 원래 의미는 '결여'로서 기도
- προσδομαι:προσ(프로스데오마이)는 δέομαι(데오마이)에 있는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간절히 기도하다.
- εϋχομαι(유코마이) : 바라다, 기도하다
- εύχή(유케) : 기도, 맹세
- 유코마이와 유케 두 단어는 신을 불러내는 것을 가리키는 가장 포괄적인 용어로서 '기도하다, 맹세하다'라는 의미뿐 아니라 '묻다, 기도하다'라는 의미도 있다.

기 도
기도는 어떤 주술적 작용을 제외시킨 용서이며 치료이다. 성도들이 잘못을 범하지 않고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으로, 모든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다. 하나님의 위대하심, 지혜, 선하심과 진실하심, 성결함과 의로우심을 의식하기 위해 행하는 것이 기도이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뜻이 통하고 뜻을 전달받을 수 있는 통로이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인 성령을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하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의 기본 골격을 가르쳐준 것이 주기도문이다. 주기도문을 통해서 하나님의 성령을 영접하게 된 사람은 세상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마시고 입을까 안달하는 구함과는 달리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한다. 그리하여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얻게 된 사람은 타인도 자신처럼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게 하려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된다. 기도의 시작은 하나님의 성령이 임하시고 내가 깨끗해지도록 나를 돌아보는 것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여 타인도 나처럼 될 수 있도록 하는 수고를 한다.

이러한 기도는 육체적 삶에서 소리 없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성경에서 "의인의 기도는 역사하는 힘이 많으니라"(약5:16)라고 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분께 어찌해야 귀신을 쫓아낼 수 있습니까 하고 물었을 때, 그분이 답하시길 "기도와 금식 외에는 이런 유가 없느니라"(마17:21)고 하셨다. 다른 곳에 보면 귀신을 말씀과 성령(마8:16, 12:28)으로 쫓는다고 했다. 즉 말씀, 성령, 기도, 금식은 다른 말처럼 보이지만 실상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테두리 안에 있다. 그러나 영적인 현상을 육체의 삶 속에 드러내기 위해 구분은 필요하다.

육체를 입고 있는 상태에서는 기도 없이 성령을 받을 수 없고, 말씀 없이 성령을 표현할 수 없으며 또 금식 없이 진정한 기도를 할 수 없다. 언어와 의식 없이 어떻게 기도를 할 것인가?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인식할 것인가? 기도하되 하나님의 뜻인 말씀과 성령을 모르면 자기 욕심을 구할 것이다. 말씀을 가지고 있지만 기도와 금식이 없다면 자기 돌아봄이 결여되어 상대방에 대한 긍휼 없이 지식으로 무장한 교만한 자가 되어 스스로 하나님께 대적하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시작도 기도요 마침도 기도여야 한다.

기도는 끝까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힘이 있다. 왜 기도는 힘이 있는가? 하나님은 사랑이시기에 사랑의 전파를 끊임없이 우리에게 보내고 계신다. 하나님이 보내시는 이 사랑의 전파를 우리가 수신하는 원리를 일반적인 전파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공중에 퍼져나간 전파가 전도체인 물질에 부딪히면, 그 도체 내부에 송신된 전파와 똑같은 주파수를 생성시킨다. 이것을 '공조'라고 한다. 라디오나 텔레비전이 전파를 수신하는 원리도 마찬가지이다. 방송국에서 송신한 전파를 텔레비전 안테나가 단순히 받아들이는 게 아니다. 개별 수신 안테나가 똑같은 주파수의 전파를 공조해서 만들고, 이 공조된 전파를 텔레비전 속의 앰프가 증폭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기 위한 기도는 하나님의 사랑을 수신해서 자기 안에서 똑같은 사랑을 공조하여 만들고 이를 증폭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증폭된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전송시키는 기지국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까지가 기도의 의미다. 즉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수신하고 그분의 뜻을 자기 안에서 만들어내고 증폭시킨 뒤 다른 사람에게 전송케 하는 힘이 있다. 기도는 이루어진다. 그러나 설령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기도는 그 자체로서 이미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