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과로 나무를 안다
"나무도 좋고 실과도 좋다 하든지 나무도 좋지 않고 실과도 좋지 않다 하든지 하라 그 실과로 나무를 아느니라"(마12:33)
좋은 나무의 나쁜 열매, 못된 나무의 좋아 보이는 열매
열매로 나무를 알 듯 사람의 언행을 통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사람나무의 실과는 다름 아닌 언행이다. 자연의 나무는 자신을 꾸미거나 치장하지 않지만 사람나무는 치장하고 꾸밀 수 있다. 자연의 나무라면 좋은 나무인데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도 없다. 그러나 사람나무는 나무(사람)는 좋은데 과정 속에서 실과(내적, 외적 삶의 모습)는 좋지 않을 수 있다. 또 나무는(사람) 좋지 않는데 실과는 좋아 보일 수 있다.
그 나무가 세상의 기준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영적 입장에서 볼 때 진정한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겉사람 안의 속사람이 탄생되지 못한 존재의 실과가 좋게 보이는 수가 있다. 좋은 스승으로부터 좋은 물과 빛의 말씀을 받지 못하여 삶과 신앙이 하나가 되지 못한 상태,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자, '영'인데도 육체에 속한 자, 육체의 기질을 버리지 못하고 육신적 삶을 타성에 빠져 살아가고 있는 자가 좋은 실과 없는 좋은 나무다.
나쁜 나무인데도 좋은 과실을 내놓는다는 것은 좋은 과실이 나쁜 나무에서 열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과실은 내면의 되어짐에 의해 지극히 자연스럽게 나온 행위/실과가 아니다. 그저 사회나 종교로부터 부여된 의무를 수행하기에 과실이 열린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집단에서 인정받는 행실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그로 인해 누리는 것이 수고보다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이런 행동을 가리켜 예수님은 말씀하시길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 영광을 얻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희는 자기상을 이미 받았느니라"(마6:2)고 하셨다.
못된 나무라도 좋은 열매를 내놓는다면 세상의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못된 나무의 입장에서는 좋은 나무에게 접붙임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상실이다. 자신의 삶을 살기보다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까 염려하여 타의에 의해 살아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또한 자신의 외적 일, 과시하는 일인 만큼 타인이 알아주지 않을 때 서글픔이 찾아올 터인데, 그때의 그 슬픔은 어찌할 것인가?
하나님의 오른편(하나님의 정신) 사람들은 그분을 위해서 살았다는 생각도 없고 그분께 칭찬 받는 것조차도 낯설게 여긴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대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것이 대가였고, 일할 수 있는 하나님의 마음이 은혜였기에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었다.
반면에 왼편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위해서 일했다고는 하지만 자신에게 하나님의 심정이 있어서 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일한 만큼 보상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국 그분의 보상을 받지 못했고 심지어 영벌을 받았다. 자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성심을 다해 일했으나 정작 그 사람은 자기에게 감사하지 않는다. 감사를 받지 못한 데서 오는 서운함이 영벌의 시작이다. 이와 반대로 영생은 타인이 알아주는 것과 관계없이 자신이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넘쳐흐르는 것이다.
무엇이 열매인가
사람의 마음속에 가득한 것(말씀 혹은 사람의 생각이 육신이 되었다)이 입으로 나온다. 이것이 열매이다. 사람이 나무열매를 먹으면 그것은 육신의 생명을 위한 양식이 된다. 사람열매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입을 열어 표현할 때, 이는 듣는 사람들에게 영을 위한 생명의 양식이 된다. 어떠한 환경과 형편에서도 감사와 기쁨이 그치지 않으며 자기를 돌아보는 기도를 놓지 않는 삶의 참모습, 이런 삶에 자족하며 살도록 하는 힘이 된다.
성경에서는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열매로 하여 배가 부르게 되나니 곧 그 입술에서 나는 것으로 하여 만족(자족)하게 하느니라"(잠18:20)고 했다. 선악의 열매가 아닌 영생의 열매를 먹은 자는 하나님의 근심은 하지만 사망을 이루게 하는 세상 근심은 하지 않는다. 세상사의 원리를 터득했기 때문이다. 누리기 혹은 배우기이다. 누릴 수 있으면 누리고 누릴 수 없으면 배우는 자의 삶이 영생이 삶이요 자유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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