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악하니 어떻게 선한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 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쌓은 악에서 악한 것을 내느니라"(마12:34-35)
마음에 무엇을 쌓는가
사람은 의식적로든 무의식적로든 마음에 선이나 악을 쌓는다. 성경에서 죄는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한자로는 무지(無知)가 죄다. 모르기 때문에 악을 쌓고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본인이 그 피해를 당하고 산다. 하나님에 의해 영적 눈을 뜬 사람은 악에 의한 세상 짐을 내려놓고 자기가 짊어져야만 할 가벼운 짐을 기쁨으로 알고 살아가게 된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선과 악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바울은 "지식에는 그렇지 아니하면서 말에는 풍부한 거짓사도가 궤휼의 역군으로서 자기를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하는데 이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단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 그러므로 사단의 일꾼들도 자기를 의의 일꾼으로 가장하는 것이 또한 큰일이 아니라"(고후11:13-15) 했다.
진리와 거짓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하나님의 선과 사람의 선악을 구분할 수 있다. 성경의 거짓은 A를 B라고 속이는 식의 것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욕심에 이끌리면 사실처럼 보이고, 사실이 아닐지라도 사실이기를 바라는 욕심이 소망이란 이름으로 그 자리를 차지한다.
진정한 하나님의 뜻인 하나님의 선을 알기 위해서는 세상에 물들지 않은 어린 아이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대개의 세상사람들이나 기독교 종교인들은 전통적인 교리와 선입관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성경을 있는 그대로 읽지 않고 세상과 교회가 바라는 대로 읽고 듣는다. 그래서 진정한 하나님과 예수님을 만나기가 어렵다. 하나님의 뜻인 하나님의 선을 알기 위해서는 자기의 선입관 없이 성경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선입관 없이 보고 듣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스스로 잘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일상생활은 거의 대부분 선입관의 지배를 받는다.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하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세상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을 잘 지적하고 있다. 하나님과 예수님은 사람들이 원하는 표적의 존재가 아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생각할 때 표적 중심적이지만 않는다면 하나님의 뜻인 하나님의 선은 의외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들이 특별히 초월적 삶을 살기 원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들이 강퍅하지 않는 마음과 행동으로 자신의 달란트만큼만 살기 원하신다. 영적 존재이기는 하지만 육체를 입고 있는 한 인간의 연약함과 한계를 아시기 때문이다. 우리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그것들을 통해 우리를 겸손하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면 된다. 세상적인 삶을 추구하거나 거기에 동조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육체를 가지고 세상에서 사는 동안은 그와 더불어 평화롭게 지내면 된다.
삶은 생각의 연속이고 배움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특별한 존재, 타인 위에 우뚝 서는 비범한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자기 안에 쌓인다면, 그것은 결국 자기 안에 악을 쌓는 것이다. 특별할 수도 없고 특별해지고 싶지도 않은 지극한 평상심을 쌓는 것이 곧 마음 안에 선을 쌓는 것이다. 마음 안에 선을 쌓고 선의 삶을 산다는 것은 결국 하나님처럼 산다는 것이다. 하나님처럼 산다는 것은 특별하지는 않지만 우아하고, 튀지 않지만 천하지 않은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삶이다.
그러나 우아하고 아름답게 살기 위해서는 세상 풍조에 흔들려 뽑히지 않도록 진리의 뿌리가 하늘 샘가에 다다라야만 한다. 세상의 예술도 우아하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피나는 수고와 노력이 선행된다. 마찬가지로 하늘 예술인 선을 쌓고 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럴 필요가 없을 때까지 노력하고 또 수행해야 한다. 그렇게 되고 나면 '무엇을 먹고 마시고 입을까?'에서 '무엇을'이라는 의문이 사라진다.
넘치지 않을 만큼 먹고 마실 것, 입을 것이 있으면 족하다. 남보다 잘 살고, 남보다 잘 되고 하는 등의 비교하는 말에서 '남보다'가 떨어져 나간다. 자신의 한계와 능력의 범위 안에서 하나님과 자신만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 남들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과 협력의 대상이 된다. 세상적으로 평범한 소시민의 삶이 선을 쌓은 자의 선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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