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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이야기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마14) - 정광교회 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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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예수께서 들으시고 배를 타고 떠나사 따로 빈 들에 가시니 무리가 듣고 여러 고을로부터 걸어서 좇아간지라……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뿐이니이다 가라사대 그것을 내게 가져오라 하시고……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먹은 사람은 여자와 아이 외에 오천 명이나 되었더라"(마14:13-21)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제 재물을 조금이라도 제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 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거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얻어 그 중에 핍절한 사람이 없으니 이는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저희가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줌이러라"(행4:32-35)

오병이어의 표적
사람들이 생각하는 표적과 예수님의 표적은 차이가 크다. 마태복음 14장만 보면, 사람들이 표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불신앙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 참된 진리와 구원의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본질을 풀어 헤쳐야 한다.

우선, 표적이라는 단어는 「쎄메이온」(σημειον : 탁월한 지도력에 의한 일처리, 표적)이다. 이는 엄청난 기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탁월한 지도력의 결과로 혜택 받은 자들이 보내는 찬사적 표현이다. 그것은 한국의 경제발전을 가리킬 때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과 같다. 오병이어 사건은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졌나이다"라고 했던 상황에서 시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수가 보는 떡 문제는 육적 양식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자에게 떡 문제를 제시했을 때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 하고 지켜보려고 한 것이었다. 일종의 선문답으로서 제자의 신앙 상태를 점검하시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예수의 떡
예수는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떡 문제를 확고히 정립하였다. 그 표현이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영적 떡)으로 살 것이다"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떡 물음에 제자는 다음처럼 답변하였어야 한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하기에 육적 배고픔은 진리를 찾아 여기(광야-디베랴 바다 건너편)까지 온 사람들에게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이 진정 배고파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신다면 그들은 감사할 것입니다"

어린 아이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놓자, 예수께서는 그것을 시작으로 여자와 어린 아이들 외에 오천 명이 모두 먹을 수 있는 힘(?)을 발휘하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예수가 발휘한 표적의 힘은 사람이 생각하는 그런 표적의 힘이 아니다. 바로 뒤에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이 증거가 된다. "썩는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 이 양식은 인자가 주리니 인자는 아버지 하나님의 인치신 자니라"(요6:27)와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하나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여질 표적이 없느니라"(마16:4)가 그것이다.

악하고 음란한 자는 요나의 표적(자기 기준의 의, 진리,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해 해체되는 갈등을 겪고 난 후 '진정한 옳음'이란 고정될 수 없는 순간에 있음을 인식하게 되는 내적 기적)이 아닌 세상의 표적을 구하고, 또 그보다 더 악하고 음란한 자는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는 표적을 일으키고자 노력하는 자이다. 그런데 어찌 예수님께서 세상사람들이 생각하는 '오병이어'라는 악하고 음란한 표적을 일으켰겠는가 생각해 보라.

사도행전의 오병이어
간디는 "이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라고 했다. 욕심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살게 된 것이 오병이어의 진정한 표적 중 하나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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