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 이후
"예수께서 즉시 제자들을 재촉하사 자기가 무리를 보내는 동안에 배를 타고 앞서 건너편으로 가게 하시고 무리를 보내신 후에 기도하러 따로 산에 올라가시다 저물매 거기 혼자 계시더니 배가 이미 육지에서 수리나 떠나서 바람이 거슬리므로 물결을 인하여 고난을 당하더라 밤 사경에 예수께서 바다 위로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시니 제자들이 그 바다 위로 걸어오심을 보고 놀라 유령이라 하며 무서워하여 소리 지르거늘 예수께서 즉시 일러 가라사대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 말라 베드로가 대답하여 가로되 주여 만일 주시어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한대 오라 하시니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께로 가되 바람을 보고 무서워 빠져 가는지라 소리 질러 가로되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하니 예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저를 붙잡으시며 가라사대 믿음이 적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하시고 배에 함께 오르매 바람이 그치는지라 배에 있는 사람들이 예수께 절하며 가로되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로소이다 하더라"(마14:22-33)
백성의 태도와 예수님의 조치
오병이어 경험 이후 많은 사람들이 헤롯을 쫓아내고 로마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킬 인물로서 예수를 꼽는다. 그리고 그분을 임금으로 삼으려는 정치적 의도(요6:13-15 참조)를 갖고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 세상사람들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아들들을 통해 구원되어 현실에 충실하게 자족하며 살기보다 지금 현재 자기 욕심을 해결해 줄 전사를 원했던 것이다.
그러자 예수님은 제자들을 재촉하여 갈릴리 바다, 곧 디베랴 바다 건너편에서(요6:1) 다시 건너편 벳세다(막6:45)로 건너가게 하셨다. 신앙이 아직 어린 제자들이 백성들의 세속적 욕망에 휩쓸려 왜 당신의 제자가 되었는지 망각할 위험이 있었으므로, 무리들로부터 그들을 격리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제자들이 영적으로 성장한 후에는 다시 세상에서 사역해야 한다. 그 때는 백성들의 욕망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그 욕망의 허무함을 일깨워줄 스승으로서 살 수 있을 때이다.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
위 성경 구절은 출애굽 때 광야에서처럼 애굽, 즉 세상적 욕망에 대한 그리움이냐 아니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신앙이냐를 두고 벌이는 한판 영적 싸움을 이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무리들과 떼어 따로 보내고 다시 혼자 산으로 가신 후(요6:15) 기도하셨다. 예수님의 의도와 관계없이 무리들은 세상 욕망을 성취시켜 줄 지도자로서 당신을 필요로 하고, 제자들은 예수가 그렇게 돼주시길 바라는 상태였다. 예수님을 따라 힘들게 동행한 대가를 얻을 때가 왔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무리로부터 격리시키고 당신은 산으로 들어가신 것이다. 제자들의 마음속에 타오르는 세상적 욕망의 불을 잠재우고 참된 신앙의 불을 붙이기 위해서이다.
자신이 왜, 무엇 때문에 신앙인이 되었는지 돌아보고 그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것을 망각하면 신앙이 세상의 욕망을 위한 도구가 되고 종교성은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한 포장지가 되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가리키는 물은 그냥 물일 때가 있고 말씀을 상징할 때도 있으며, 세상 자체를 물로 비유할 때도 있다. 본문의 물은 욕망으로 넘실대고 파도치는 세상을 가리킨다. 제자들은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만을 목적으로 여기고 물질, 명예, 권세만을 하나님의 삶으로 생각하는 무리들의 열띤 호응 때문에 흥분했다. 예수님은 그들로부터 제자들을 격리시켜 떠나게 하였으나, 제자들의 마음은 여전히 백성들의 호응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제자들은 광야에 나왔어도 애굽의 먹을 것을 생각하고 모세를 원망했던 백성들처럼 세상사람들의 궤술과 간사한 유혹에 빠져 세상 모든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치고 있었다. 이에 비해 예수님은 세상의 욕망에 대해서는 죽어 있는 자였기에 세상이라는 물에 빠지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물에 빠지지 않고 그 위를 걸었다는 의미는, 예수님 당신은 세상 안에서 살아 숨쉬는 자였지만 정작 자신 안에는 세상이 없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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