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태이야기

내 딸이 귀신들렸나이다 (마15) - 정광교회 박승현

728x90

내 딸이 귀신들렸나이다

 

"예수께서 거기서 나가사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들어가시니 가나안 여자 하나가 그 지경에서 나와서 소리 질러 가로되 주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 딸이 흉악히 귀신들렸나이다 하되 예수는 한 말씀도 대답지 아니하시니 제자들이 와서 청하여 말하되 그 여자가 우리 뒤에서 소리를 지르오니 보내소서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 하신대 여자가 와서 예수께 절하며 가로되 주여 저를 도우소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여자가 가로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니 이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여자야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하시니 그 시로부터 그의 딸이 나으니라"(마15:21-28)

 

흉악히 귀신들린 딸의 어미
성경에서 말하는 귀신은 존재가 있는 것이지만,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귀신들렸다'는 것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어떤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귀신들린 자는 귀신에 사로잡혀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면서도 스스로 그 의식에 집착하는 사람이다. 성경에서는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 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적질과 거짓 증거와 훼방이니"(마15:19)라고 귀신들린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귀신을 더럽다고 하고 성령을 거룩하다고 한다.

성령과 귀신은 동거할 수 없다. 성령이 임하시면 귀신은 쫓겨난다. 성령이 없으면 귀신이 사람의 육체를 자기 처소로 삼는다. 그러나 귀신들린 자가 제 스스로 귀신이 들렸다는 것을 인식하기 어렵다.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귀신들렸다고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신앙적으로 귀신은 사람들이 육체적 쾌락과 편안함만을 추구케 만들며, 후일 돌이켜보면 후회만 하게 될 그릇된 의식을 심어준다. 세상사람들은 귀신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자기와 무관한 어떤 영적인 힘으로만 여기는 어리석음을 범할 때가 많다. 영적인 것이 육체에 임할 때, 육체적 존재가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육체 속에 임할 수 없다. 그래서 자신이 귀신과 관계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성령이 임한 자에게서는 귀신이 쫓겨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성령(하나님의 올바른 정신)이 임하시기 전에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귀신이 들어와 있었다. 또한 그릇된 의식과 허황된 욕심 때문에 사망 상태의 삶을 살았으며, 물질 중심의 세상 풍속을 좇고 의미 없는 허무한 것을 따르는 삶을 추구했다. 성경은 그러한 것이 하나님과 관계없는 육체의 존재들 속에서 역사하는 그릇된 영의 역사였다고 분명히 말한다. 즉 죄로 죽었다는 것은 더러운 탐심의 존재인 우상이 우리에게 있었다는 것이요, 그 때는 공중권세 잡은 사단과 귀신의 영이 주인 노릇을 하는, 본질상 진노의 육체적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사람이 스스로의 귀신들림을 알기는 극히 어렵다는 것이다.

귀신들린 자의 어미가 자기 딸한테서 귀신을 쫓아 달라고 예수께 간곡히 청한다. 영적인 부모가 아니라면 세상적 욕심을 위해 사는 딸의 열심을 오히려 권장하고 존중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영적인 부모였기에 가치 없는 세상적 욕망에 시달리는 자기 딸의 마음상태를 아프게 여겼던 것이다. 뜬세상의 것들에서 만족을 얻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며 자족할 수 있게 되기를 간구한다. 자기 딸이 귀신들린 것을 알고 있지만 어미로서는 그것을 쫓을 힘이 없었기에 예수께 간청했던 것이다. 그러한 어미를 보신 예수는 '네 믿음이 크기에 네 소원대로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고, 그 딸은 귀신의 올무에서 풀려나와 성령을 영접하게 되는 구원의 삶으로 들어섰다.

여기서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예수께서 그 어미에게 믿음을 더해 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수는 단지 그 어미가 가지고 있는 믿음이 크다고 확인해 주신 것이며, 그 여자는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부터 말씀을 통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