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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이야기

내가 선하므로 네가 악하게 보느냐 (마20) - 정광교회 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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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하므로 네가 악하게 보느냐

 

"천국은 마치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주인과 같으니 저가 하루 한 데나리온씩 품꾼들과 약속하여 포도원에 들여보내고 또 제삼 시, 제육 시, 제구 시, 제십일 시에 나가 보니 장터에 놀고 섰는 사람들이 또 있는지라 저희에게 이르되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 내가 너희에게 상당하게 주리라 저물매 포도원 주인이 청지기에게 이르되 품꾼들을 불러 나중 온 자로부터 시작하여 먼저 온 자까지 삯을 주라 하니 제십일 시에 온 자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거늘 먼저 온 자들이 와서 더 받을 줄 알았더니 저희도 한 데나리온씩 받은지라 받은 후 집주인을 원망하여 가로되 나중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만 일하였거늘 저희를 종일 수고와 더위를 견딘 우리와 같게 하였나이다 주인이 그중의 한 사람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친구여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없노라 네가 나와 한 데나리온의 약속을 하지 아니하였느냐 네 것이나 가지고 가라 나중 온 이 사람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니라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할 것이 아니냐 내가 선하므로 네가 악하게 보느냐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마20:1-16)

 

주인을 배워야 되는 천국
천국은 자기가 가진 것을 지혜롭게 나누려는 자와 같다. 본문의 포도원 주인이 그렇다. 그렇다고 가진 것을 무조건적으로 주는 것은 아니다. 가족의 생계를 돌보기 원하는 품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서 그들 삶의 걱정을 해소시키고 가족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동시에 그런 기회를 준 주인의 배려에 대해 감사하고 또 그런 마음을 배우게 하려 함이다. 물질적인 손익계산이 아니라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주인의 심정, 즉 천국 된 자의 심정을 배우게 하려는 것이다. 천국은 많이 가진 자도 아니며 그렇다고 못 가진 자가 천국이라는 말은 더욱 아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누는 데서 오는 기쁨이 그 가진 것의 의미를 더욱 값지게 할 수 있을 때 천국을 누리는 것이다.

천국 된 주인은 아침 일찍부터 일거리를 얻으려고 온 일꾼들에게 할일을 주었다. 정해진 품삯(율법을 준수하면 주어지는 천국)을 약속했으며, 일꾼들은 감사한 마음으로 거기에 동의했다. 아침 이후로도 주인은 일거리를 찾고 있는 일꾼들을 찾아 눈에 띄는 대로 일을 맡겼다. 단, 나중에 온 일꾼들에게는 온전한 하루 품삯을 약속한 것이 아니라 주인의 재량에 맡겼고(은혜에 의한 천국), 그 일꾼들도 감사한 마음으로 일했다.

날이 저물어 일이 끝난 뒤, 나중에 온 자들부터 품삯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하루 품삯(천국)을 약속받고 일찍 일을 시작했던 자들의 마음속에 나중에 일하러 온 일꾼들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원하는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그래서 주인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보다는 불평과 원망이 생겼다. 먼저 온 일꾼이 주인의 집에서 주인의 심정을 배우지 못한 결과다. 주인은 품삯을 얼마나 줄까 따지기보다는 자기 포도원을 꾸려나갈 수 있는 한계 내에서 일꾼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일에 관심이 있었다.

이 비유에서 포도원은 교회당이고 포도원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또 일꾼들은 교회당에서 천국에 가기 위해 일하는(원칙적으로는 하나님을 배우는) 성도들이며, 한 데나리온은 약속된 천국을 가리킨다. 천국 된 주인을 배우면 천국을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주인을 잘못 배우고 따르게 되면, 자기 기준의 옹졸하고 편협한 세상 기준의 천국을 얻게 된다. 그래서 바리새인이 자기도 천국에 들지 않고 상대방도 천국에 들지 못하게 하며 배나 지옥 자식이나 만든다고 하신 것이다. 바리새인들은 주인의 심정을 배우지 않을뿐더러 주인의 지식을 훔쳐서 그것으로 사람들을 정죄하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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