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그리로 가사
아무것도 얻지 못하시고
"이른 아침에 성으로 들어오실 때에 시장하신지라 길가에서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그리로 가사 잎사귀밖에 아무것도 얻지 못하시고 나무에게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게 열매가 맺지 못하리라 하시니 무화과나무가 곧 마른지라 제자들이 보고 이상히 여겨 가로되 무화과나무가 어찌하여 곧 말랐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가 믿음이 있고 의심치 아니하면 이 무화과나무에게 된 이런 일만 할 뿐 아니라 이 산더러 들려 바다에 던지우라 하여도 될 것이요"(마21:18-21)
열매 없이 잎사귀만 있는 무화과나무
무화과나무는 거친 땅에서도 잘 자라고, 특별한 보살핌이 없어도 다른 나무에 비해 별탈이 없다. 수확도 일 년에 두세 번씩 가능하고 병충해도 잘 생기지 않는다. 무화과는 이름대로라면 꽃이 없는 나무이지만, 실제로 무화과 열매는 수많은 꽃의 연합체이다. 성경에서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는 하나님 백성들의 종교성과 공동체에 대한 상징이 된다.
포도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목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뿐 아니라 짐승의 여물로 쓰기에는 잡초만도 못하다. 포도나무의 가치는 그 열매에 있다. 알알이 뭉쳐서 한 송이 열매가 되므로 신앙공동체에 비유되기도 한다. 포도알인 성도, 포도알들이 뭉친 공동체인 한 송이 포도, 그리고 포도나무와 포도원은 모든 하나님의 백성을 상징한다.
무화과나무는 거친 세상이라는 들판에서 병충해 같은 악한 죄에 물들지 않고 꿋꿋이 열매를 맺는다. 그리고 넓은 잎사귀 아래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악조건 아래서도 열매를 맺고 그늘을 드리워 쉴 자리를 제공하는 하나님 백성의 어여쁜 삶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또 무화과나무 잎사귀 두세 장마다 반드시 한 개의 열매가 맺힌다. 잎사귀를 종교의 외적 형식이라고 볼 때 하나님 백성들의 아름다운 삶이 반드시 결실을 본다는 증거가 아닐까.
예수님께서 보신 무화과나무는 잎사귀만 무성하고 열매가 없었다. 바리새인들의 종교생활에 외적인 경건함은 있었지만 진정한 믿음의 열매가 없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꽃이 꿀을 머금고 있으면 벌이 모인다. 마찬가지로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영혼의 양식을 얻기 위해 진리의 종교를 찾아 모여든다. 열매가 없었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바리새인의 종교생활 속에서 참된 진리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바리새인들은 진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자신들의 종교가 진리 안에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었다. 열매(진리) 없이 잎사귀(형식, 허례)만 무성한데도 그것이 진리인 줄 알고 자찬하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영적 속임수가 바리새인들에게 있었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무화과나무를 마르게 하신 것이다.
무화과나무를 마르게 하였다는 것은 더 이상 진리 없는 진리의 소리를 내지르지 못하게 한다는 뜻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믿음이 있고 의심치 아니하면 잎사귀만 있는 무화과나무를 마르게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우리에게 하나님에 대한 진리의 믿음이 있다면, 형식만 있고 진리를 따르지 않는 거짓 종교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우리 앞에서 가증스러운 행위를 못 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가증스러운 자라도 올바른 믿음이 충만한 자 앞에서는 그 거짓을 드러내놓고 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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