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란트 비유 (마25) - 정광교회 박승현

달란트 비유

 

"또 어떤 사람이 타국에 갈 제 그 종들을 불러 자기 소유를 맡김과 같으니 각각 그 재능대로 하나에게는 금 다섯 달란트를, 하나에게는 두 달란트를, 하나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더니 다섯 달란트 받은 자는 바로 가서 그것으로 장사하여 또 다섯 달란트를 남기고 두 달란트 받은 자도 그같이 하여 또 두 달란트를 남겼으되 한 달란트 받은 자는 가서 땅을 파고 그 주인의 돈을 감추어 두었더니……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할지어다 하고…… 한 달란트 받았던 자도 와서 가로되 주여 당신은 굳은 사람이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을 내가 알았으므로 두려워하여 나가서 당신의 달란트를 땅에 감추어 두었었나이다 보소서 당신의 것을 받으셨나이다……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자에게 주어라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어 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하니라" (마25:14-30)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없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하나님께서 종들(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재능에 따라 삶의 역할을 분담시키셨다. 그 분담된 직분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했는지에 따라 하나님의 즐거움에 참예하거나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달란트의 액수를 재능의 크기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확히 따지고 든다면 다섯 달란트나 두 달란트보다 한 달란트를 맡은 종이 세상적 개념에서는 충성스러운 것이다. 종교적 근본주의요 문자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달란트 비유를 꽃씨로 비유해 보자. 한 달란트를 받은 종은 문자에 충실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이성적으로 헤아리기보다는 맹목적으로 지키는 자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그만큼의 꽃씨를 그저 금고 깊은 곳에 넣어두었다가 주인이 왔을 때 그대로 돌려준 자라고 할 수 있다. 두 달란트를 받은 자는 그만큼의 꽃씨를 그런 대로 잘 건사하여(가꾸어) 두 배의 이자(꽃씨)까지 합쳐 돌려준 사람이다. 다섯 달란트만큼의 꽃씨를 받은 종도 마찬가지로 그것을 주인 소유의 모든 세상 밭에 뿌려서 곱절로 꽃씨를 거두었다.

한 달란트를 받았던 종은 "당신은 굳은 사람이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을 내가 알았으므로"라고 하면서 하나님의 것을 있는 그대로 지키기에 힘썼으니 그런 노력을 알아주십사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이를 책망하셨다. 이 비유에서 한 달란트를 받았던 종은 시대적으로 틀림없이 유대인, 즉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 율법사 등을 가리킨다.

요즘으로 치면 과연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본문의 '굳은 사람'에서 '굳은'(헬라어 스콜레로스)에는 거친, 무서운, 완고한 등의 뜻이 있다.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라고 한 것을 보면, 하나님은 능력자이므로 종이 된 나는 한 달란트를 가지고 이문을 남기기보다 당신의 것 그대로 보관하는 것에 치중했다고 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또한 하나님께서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디아스콜피조 ; 널리 퍼뜨리다, 휘뿌리다. 즉 복음의 씨를 뿌린 것을 상징한다) 않은 데서 모으는(쉬나고 ; 함께 인도하다, 끌어들이다) 줄로 알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하나님은 원인 없이 결과를 만들어 내시지 않는다. 그분은 만들어진 결과보다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더 의미를 두시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