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경 풀이

천지의 창조의 대략이 이러하니라 - 정광교회 박승현

728x90

천지의 창조의 대략이 이러하니라

“여호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때에”(창2:4)

창세기와 계시록, 다니엘, 에스겔 같은 기록을 계시(묵시)문학이라고 한다. 이 계시문학의 특징은 “현 세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져 있지만 오는 세대는 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마련해 두셨다”(에스라 4:8-1)는 데 있다. 성경에서 많은 부분을 채우고 있는 말씀이 그러한 내용인데, 지금 이땅은 잠시 거쳐가는 곳일뿐더러 현세대는 영원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연습, 수련하는 과정에 있는 존재이므로 그것을 제대로 마치지 못하면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내용은 마태복음에서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마22:14)는 말씀으로 환히 드러난다.

묵시문학의 또 다른 특징은, 육체를 입고 사는 현실세계에서는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살 수 있는 만큼 그에 필요한 수고는 할 수 있으되 결코 그 나라를 성취할 수 없음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또 역사는 하나님의 섭리에 의하여 이미 완성되어 있다는 말씀으로 하나님의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창세기 1:1에서 2:3까지 하나님이 천지와 사람을 창조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어 창2:4에는 “대략”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대략”이라는 히브리 말(톨도트)은 ‘역사 안에서’ ‘시간, 물질, 공간 안에서’라는 의미를 지닌다. 즉 창1:1-2:3에서 언급된 “창조”는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물질, 역사세계가 창조되기 전에 모든 것이 이미 완성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에 비하여 다음 창2:4에 등장하는 “대략”은 완성된 하나님의 세계, 셋째하늘 낙원에서 영생의 삶, 행복한 천국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흙이라는 물질로 빚어진 육체를 통해 신의 성품을 배우고 익히고 살아야 하는 인간의 숙명을 아프게 일러준다. 육체는 본질적으로 짐승의 것이라 마음(성령)으로는 신의 성품으로 가득찬 삶을 꿈꾸더라도 그 본능은 신의 소리를 무시해버리기 일쑤다. 인간은 마음과 육체가 계속 갈등을 일으키는 구조를 지니고 살도록 얄궂게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를 돌아보자. 생명과(生命果)(타인을 자신처럼 사랑하고, 타인과 자신이 하나라는)를 먹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매번 선악과(善惡果)를 선택하고 먹는다. 이제 와서 이 죄로 물든 초라한 모습을 아담과 하와처럼 무화과 잎사귀로 가리고 숨길 수 있겠는가?

바울은, 육체를 입은 존재로서 생명의 삶을 소망할 뿐 그대로 살아낼 수 없다고 말한다.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선악과) 아래로 나를 사로잡아 오는 것을 보는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롬7:22-8:2)가 그것이다.

내 안의 그리스도와 성령의 역사를 하나님께서는 결국 이뤄내실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신앙의 인간이 되는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육체라는 사망의 몸, 선악과를 먹고 부끄러움을 알게 된 저를 당신 앞에 숨기지 않고, 또 저를 긍휼히 여기지 않으시면 하나님 뜻대로 살기를 소망해도 살지 못하며 다만 당신을 팔아먹는 사람이 될 뿐이라는 고백을 했다. 저의 죄와 남루를 모두 내보인 것, 비루한 믿음의 고백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 바로 이러한 고백을 통해서라야 신앙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육체 세상에서는 하나님 뜻을 알고 소망하는 것이 당신의 섭리 안에 있고, 당신 뜻을 율법의 행위로 살아내 구원을 성취하는 것이 아닌 것을 알아야 한다. 그 행위를 벗어놓고 대신 믿음의 행위(믿음으로 의인이지만 행함으로는 결코 의인일 수 없음을 자각하여서 하나님이 원하는 삶을 살아내도 주의 은혜로 돌리고 못살아도 낙심하지 않고 위하여 기도하는 삶)를 견지하면서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율법의 행위로는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고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롬3:20)는 말씀처럼 신앙의 지식으로 죄를 깨달을 뿐 그것 자체가 사람을 의롭게 할 수 없다. 다만 그렇게 되기를, 살기를 소망하는 쪽으로 이끄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말로 듣고 지식으로 거둔 말씀의 끝은 허무, 자멸에 닿을 뿐이다. 그러므로 “율법 안에서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고 은혜에서 떨어진 자로다 우리가 성령으로 믿음을 좇아 의의 소망을 기다리노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할례나 무할례나 효력이 없되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뿐이니라”(갈5:4-6)는 말씀을 보라. 사랑과 믿음뿐이라.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