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씻음과 목욕
“~예수께서 가라사대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몸이 깨끗하니라 너희가 깨끗하나 다는 아니니라 하시니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으리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의 보낸 자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나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하는 것이니라”(요13:1~20)
팔레스틴 지방 날씨는 말할 수 없이 건조하다. 사람들은 그런 날씨에 먼지 많은 거리를 샌들을 신거나 맨발로 다녔다. 해서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온 후에는 발에 묻은 먼지부터 씻어내야 했다. 누구를 초대해서 대접이라도 할라치면, 주인은 종한테 손님의 발을 씻기도록 하는 것이 관례였다.
본문에서 보듯이 예수와 제자들도 외출했다가 만찬장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으나 시중드는 종이 따로 없어서 발을 씻어 줄 만한 사람이 없었다. 유대 사회에서 그 일은 종들 가운데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종이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제자들 사이에서 누가 제일 큰 자인가에 대한 논쟁이 일어났던 연유는 그 때문이었다(눅22:24). 이에 예수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나라는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라는(막10:45) 가르침을 몸소 보이셨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기 시작하여 베드로의 차례가 되었다. 베드로가 “주여 주께서 내 발을 절대로 씻기지 못하신다”고 말하자, 예수님은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다”고 하셨다. 베드로가 이에 그렇다면 “내 발과 손과 머리도 씻겨 주옵소서”라고 하자, 예수님은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다”고 대답하셨다. 성경에는 예수님이 베드로를 목욕시켜 주었다는 기록이 없다. 그러므로 목욕, 그 발 씻어 주기에는 알레고레오 즉, 상징과 비유가 담겨 있는 것이다. 예수님이 발을 씻겨 준 사람은 예수와 상관있는 사람이 된 것이고 그 사람은 목욕한 사람이다. 상관(메로스 메타)이란 단어는 아랫사람이 귀한 신분인 사람의 영광에 동참할 때 쓰인다. 즉 예수님과 상관있는 사람은 당신의 영광에 동참하는 은혜를 얻은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길 “너희는 내가 일러 준 말로(로고스: 하나님의 올바른 가르침) 이미 깨끗하여졌다”(요15:3)고 하셨다. 무엇이 죄인지 알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 믿음의 사람들을 두고 목욕했다고 하는 것이다. 바울은 “말씀의 물로 씻어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하시고”라고 하였다. 다만 목욕한 사람일지라도 삶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육신의 몸, 사망의 몸에 여전히 씻어내야 할 죄의 본성이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씻어 깨끗해진 발을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나는 씻긴 사람, 목욕한 사람이구나 생각한다.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의 말씀, 주어진 믿음으로 구원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렇게라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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