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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이야기

그리스도의 옷 (마10) - 정광교회 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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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옷

 

 "여행을 위하여 주머니나 두 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 이는 일꾼이 저 먹을 것 받는 것이 마땅함이니라"(마10:10)

 

두 벌 옷
'두 벌 옷을 갖고 다니지 말라'는 말씀의 의미는 지갑에 돈을 넣어 갖고 다니지 말라는 것과 같은 의미로서 세상것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지하라는 뜻이다. 영적으로 두 벌 옷의 의미를 풀면, 하나님의 정신을 품고 사는, 즉 그리스도로 옷 입으면 되는 것이지 세상적인 다른 옷으로 치장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시대의 상황을 고려한 면도 있었다. 예수님 시대에는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때이므로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사치스럽다고 느끼면 복음을 처음부터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에 몸가짐 하나에도 뱀같이 지혜롭게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의 권위는 외적인 옷이 얼마나 화려한가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로 옷을 입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결정된다. 그것은 제사장의 장엄한 옷이나 세례요한의 청빈을 강조하는 약대 털옷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때에 따라 외적 옷을 화려하게 입을 수도 있고 청빈하게 입을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입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의식이 그리스도로 옷을 입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한 벌 옷만으로 족하다는 말의 핵심이다.

신발을 가지지 말라
신을 가지지 말라는 것도 맨발로 걸으라는 말씀이 아니다. 유대인 문화에서는 상대방의 발을 씻기는 행위가 영접이자 환영의 표시이다. 발을 씻겨주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신을 벗기는 일이다. 그래서 세례요한은 말하기를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치 못하겠노라"(마3:11)고 했다. 신을 가지고 다니지 말라는 의미는 어디를 가든 영접 받을 생각, 환영 받을 생각, 섬김을 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섬길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사십 년 동안에 너로 광야의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아니 지키는지 알려 하심이라 너를 낮추시며 너로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열조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너로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이 사십 년 동안에 네 의복이 헤어지지 아니하였고 네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느니라"(신8:2-4)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이 우리를 훈련시켜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기 위함이다.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
마가복음에 보면 "여행을 위하여 지팡이 외에는 양식이나 주머니나 전대의 돈이나 아무것도 가지지 말며 신만 신고 두 벌 옷도 입지 말라"(막6:8-9)고 했다. 마태복음에서는 지팡이도 가지고 다니지 말라 했는데, 마가복음에서는 가지고 다니라는 상반된 말이 나온다. 마태복음은 유대인에게 보내는 복음서이고 마가복음은 이방인에게 보내는 것으로 지팡이를 보는 사람들의 의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유대인들에게 지팡이는 권세를 상징한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권세를 드러내기 위해 외적 장식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진정한 권세는 지팡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귀신을 쫓아낼 수 있는 성령의 말씀에 있는 것이기에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는 것이다. 권세는 상대방이 그것을 인정하고 느낄 때 진정한 것이 된다. 상대방의 인정,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것과 관계없는 권세는 한낱 폭력일 뿐이다. 권세를 스스로 드러내게 되면 남에게 폭력이 될 뿐이기에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진정한 권세는 지팡이라는 외적 표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적 성령의 역사인 말씀에 있으므로 외적 표지(標識)를 통해 권세를 인위적으로 보이지 말라는 것이다.

마가복음에서 지팡이를 가지라고 한 것은 이방인들이 지팡이를 권위의 상징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이방인한테 지팡이는 여행길에 도움이 되는 도구이지 권세나 권위의 상징이 아니었다. 여행에 도움이 되는 물건으로 가지고 다니되, 다만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은 채 또는 하나님을 망각하기 쉬운 세상적인 것들을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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