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를 치리니 양의 떼가 흩어지리라 (마26) - 정광교회 박승현

목자를 치리니 양의 떼가 흩어지리라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오늘 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기록된바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의 떼가 흩어지리라 하였느니라…… 베드로가 대답하여 가로되 다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언제든지 버리지 않겠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베드로가 가로되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하고 모든 제자도 이와 같이 말하니라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라 하는 곳에 이르러……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하시고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가라사대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제자들에게 오사 그 자는 것을 보시고 베드로에게 말씀하시되 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 동안도 이렇게 깨어 있을 수 없더냐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하시고"(마26:31-41)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신앙의 길을 갈 수 없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세상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 제자들이 각각 제 갈 길로 흩어질 것을 예언하신다. 제자들에게 그들의 신앙상태를 있는 그대로 알려줌으로써 흩어졌다가도 당신의 이 예언의 말씀을 생각나게 하시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한 번 당신의 뜻을 따라 삶의 고삐를 바짝 조이게 하기 위함이다.

예수님의 이런 말씀에 베드로는 "다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언제든지 버리지 않겠나이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밤(대제사장 가야바에게 끌려가는 날)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고 하신다. 영성이 있다는 것, 영성이 무르익었다는 것, 영성이 그리스도의 충만함에 이르렀다는 것은 자기의 의를 가지고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진정성을 알고 계셨다.

그러나 신앙의 길을 올곧게 걷는다는 것은 자기의 열심과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되는 것이다. 베드로는 그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올바른 신앙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우리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바울은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15:10)고 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은 어떠한 경우라도 주 예수님을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그 맹세대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예수님은 그들이 자기들 맹세대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려고 더불어 기도하러 겟세마네 동산에 함께 오르신다. 그리고 베드로, 야고보, 요한에게 당신이 기도하는 동안 깨어서 그 기도를 지켜보라고 당부하셨고, 다른 제자들은 앉아 있으라 하였다.

기도는 기쁨일뿐더러 때로는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만큼 영적으로 긴박하고 막중한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제자들은 깨어 있으라는 말씀을 듣고도 잠이 들어버렸다. 신앙의 길은 지식과 마음의 열성, 의지의 행동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길을 열어 인도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신앙의 길을 걸어갈 수 없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기도하지 않으면서도 진리의 길을 가겠다고 하니, 예수님은 한 마디로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라고 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