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과 두루 도는 화염검 - 정광교회 박승현

그룹과 두루 도는 화염검

 

“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길에 우리 중 하나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 손을 들어 생명나무 실과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여호와 하나님이 에덴 동산에서 그 사람을 내어 보내어 그의 근본된 토지를 갈게 하시니라 이같이 하나님이 그 사람을 쫓아내시고 에덴 동산 동편에 그룹들과 두루 도는 화염검을 두어 생명나무의 길을 지키게 하시니라”(창3:22-24)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창설하셨다. 그 지으신 사람을 거기 두고 여호와 하나님이 그 땅에서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시니, 동산 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다. 해서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동산 각종(콜 ; 모든 면에서) 나무의 실과는 네가 임의로 먹되(아칼 ; 강조하여 반드시 먹을 것이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무트: 죽다,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가 끊어지다는 뜻)하시니라”(창3:16-17)고 하였다. 

에덴 동산 안의 나무가 어떤 것인지 여러 가지로 번역되었지만, 히브리 성경을 보면 “에츠”라는 단수 나무이다. 이러한 내용을 사도 바울의 표현으로 보면 “우상의 제물에 대하여는 우리가 다 지식이 있는 줄을 아나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οικοδομεο ; 오이코도메오, 건축자가 되다, 하나님의 성전으로 세우다)을 세우나니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아직도 마땅히 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또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면 그 사람은 하나님도 알아주시느니라”(고전8:1-3)로 할 수 있다. 성령을 통한 하나님의 뜻은 지식을 동반할 수밖에 없지만, 그 지식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참 목적은 하나님의 사랑을 누군가에게 생명으로 먹이게 하는 것이란 뜻이다.

누구나 한때는 진리에 대한 지식을 진리인줄 착각하고 살아갈 때가 있다. 그것을 바울은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치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롬11:32)고 하였다. 신앙의 지식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사랑을 느끼고 누리게 하기에 아무것도 아닌 것을 깨닫고, 하나님의 사랑이 자신 안에 부어지길 소망하게 되며, 자신이 도구되어 생활 속에서 이웃들에게 그 사랑을 전하여 함께 행복을 만끽하고 살아가길 소망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의 삶을 소망하기 전에는“항상 배우나 끝내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다”(딤후3:7)고 하셨다. 아담과 하와를 보라. 진리에 대한 지식을 진리인 줄 알고 살아가게 될 때가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 아내를 위하여 가죽 옷을 지어 입히”셨을 때라야 진정한 진리의 삶, 사랑의 삶이 된다. 진리는 하나님인 내가 입혀주는 가죽 옷(어린 양을 죽인 뒤에 만들어 입을 수 있는)이라고 하셨다.

“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창3:22)고 하신 뜻은 끝없이 육신의 생명을 이어가는 것을 걱정하신 뜻이 아니다. 신의 성품을 받아들여 제 것으로 하지 않은 삶, 그런 영생은 지옥의 그것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저 끝없이 살게 하는 것은 안 되는 일이고 생명나무이신 분이 주시는 삶을 받아들일 때라야 사랑과 진리의 영생이 완성된다는 말씀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 하시니라”(요6:51)고 하신 말씀에서 그 뜻이 더 밝게 빛난다.

“여호와 하나님이 에덴 동산에서 그 사람을 내어 보내어 그의 근본된 토지를 갈게 하시니라 이같이 하나님이 그 사람을 쫓아내시고 에덴 동산 동편에 그룹들과 두루 도는 화염검을 두어 생명나무의 길을 지키게 하시니라”(창3:24)고 했다. 이 말씀은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 그러나 너희가 영생을 얻기 위하여 내게 오기를 원하지 아니하는도다”(요5:39-40)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같다.

성경에서 그룹은 누구를 말하는가? 이는 “그룹들이 올라가니 그들은 내가 그발 강가에서 보던 생물이라”(겔10:15), “그룹들이 행할 때에는 바퀴(갈갈 ; 회오리바람, 먼지, 도는 것)도 그 곁에서 행하고 그룹들이 날개(전능하신 하나님의 음성을 내는 것을 상징)를 들고 땅에서 올라가려 할 때에도 바퀴가 그 곁을 떠나지 아니하며 그들이 서면 이들도 서고 그들이 올라가면 이들도 함께 올라가니 이는 생물의 신이 바퀴 가운데 있음이더라”(겔10:16-17)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나님을 곁에서 수행하는 존재들이라는 의미이다.

한편 “겔28:11-15”에서는 하나님께서 교만한 두로의 왕을 그룹으로 세우셨다고 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조직이나 공동체, 국가 따위는 하나님의 세우신 그룹이지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서 자신들도 그 수혜자가 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그룹(두로의 왕)도 있다는 것이다.

 

창세기 3장에 등장해서 아담과 하와를 에덴 동산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한 그룹은 그릇된 집단의식을 가진 존재들이다. 두루 도는(하파크 ; 곡해하다, 바꾸다, 개종되다) 불(라하트 ; 마술, 사술), 칼(헤레보 ; 가뭄, 세상의 힘을 상징)을 두어 생명나무의 길을 지킨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이를 예수님 말씀으로 설명하자면, 두루 도는 것은“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마15:8-9)라고 표현할 수 있다. 화염검이 무엇인가는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엡6:11-17)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아내와 남편, 부모와 자녀, 상전과 종이 하나님의 전신갑주와 성령의 검, 즉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지 않고는 서로를 사랑하고 섬기는 참 사랑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선악과, 즉 지식을 통한 “칼”이 뜻하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세상에서 큰힘을 상징하는 “불칼”을 휘둘러 남에게 먹음직스럽고 보암직하며 탐스럽게 보이는,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목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스스로 생명나무로 나아가는 길을 막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