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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이야기

말씀이 육신이 되다 (요1) - 박승현 목사님

말씀이 육신이 되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1:12-14)
                   
사람은 두 번 태어난다. 첫 번째는 부모라는 육적 존재에 의해서 태어나고 두 번째는 하나님과 개인과의 만남을 통해서 태어난다. 태어남의 양상은 다양한데 선천적 장애를 갖고 태어나기도 하고 어린아이에서 장성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사건으로 인하여 일찍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영적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육으로 태어난 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받기는 하였으나 말씀이 육신이 되는 즉,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 까지 이르지 못하는 존재가 있다.

육체적 존재에서 영적 존재로 태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에 서툴고, 육적인 삶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을 가리켜 바울은 “형제들아 내가 신령한 자들을 대함과 같이 너희에게 말할 수 없어서 육신에 속한 자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아이들을 대함과 같이 하노라” (고전3:1)하였다. 영적인 존재로 거듭나기는 하였으나 영적 성장을 하지 못하면 세상에 속한 자와 차이가 없고  도덕적인 사람처럼 살거나 혹은 오히려 타락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최소한 사람의 행실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악한 일을 할 때에는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사는 것처럼 영적인 존재의 타락은 육적인 존재의 타락보다 냄새가 심하다. 그러한 자들을 가리켜 바울은 “너희 중에 심지어 음행이 있다 함을 들으니 이런 음행은 이방인 중에라도 없는 것이라” (고전5:1) 하였다.

또한 히브리서 기자는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케 할 수 없나니” (히6:5-6)하면서 영적인 사람들의 세상에서의 삶의 태도가 모범적이지 않으면 하나님의 은혜가 컸던 만큼 징계 또한 크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영적 존재로 태어났으나 영적 존재로 살아가기를 거부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것을 사도 요한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실상은 죽은 자로다” (계3:1)하였다.

세상에서나 영적 세계에서나 마찬가지로 어떤 위치에는 그에 걸맞는 책임이 따른다. 사람으로 태어난 존재는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아서는 안되며, 영적인 존재로 거듭난 사람은 거듭나지 못한 사람들보다 분명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것을 예수님은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마5:20)고 했다.

말씀이 육신이 된다는 것은 영적으로 태어난 자가 육을 통해서 살아갈 때 영적 삶의 태도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속사람이 겉 사람을 통해 일하고 있다는 것이고 겉과 속이 혼연일체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의 아들로 태어난 존재가 하나님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고 또한 성장하여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는 삶을 살았다는 것이며 말씀이 육신의 세포 하나 하나에까지 스며들었다는 것이다.